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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뮤지컬 ‘요한복음’, 코로나 속 순항 비결은?

거리두기 좌석 외 만석…공연 뒤 기립박수

글ㅣ이정은 기자

16일 오후 7시 30분.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광야아트센터 공연장에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코로나 속 개막한 뮤지컬 '요한복음'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공연장은 거리두기로 비워 둔 좌석을 제외하고는 전원 만석이었다.

촘촘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은 150분의 러닝타임을 ‘순삭’ 시키기에 충분했다. 요한복음 성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복음의 메시지에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더러 눈에 띄었다.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울 강남구 광야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의 한 장면(사진제공=광야아트센터)

지난달 10월 21일 막을 올린 뮤지컬 '요한복음'이 순항 중이다. 요한복음은 개막 전부터 10월 공연 전 회차 판매분이 매진되는 등 관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며 16일 기준 11월 티켓 또한 전량 매진, 12월 공연 티켓 판매량도 무섭게 늘고 있다. 

광야아트센터가 초연한 '요한복음'은 사상 최초로 성경 '요한복음'을 그대로 무대에 옮겨 뮤지컬화 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대사와 가사 모두 요한복음 본문을 그대로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대한 성경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데 주력했다.

단순히 십자가 사건만이 아닌 제자들과 함께한 예수 그리스도의 3년 공생애도 자세히 다뤘다. 맹인의 눈이 떠진 이야기, 오병이어의 기적, 죽었다 살아난 나사로 이야기 등 예수 그리스도가 일상에서 전한 가르침과, 전도, 사역 등을 담았다.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각오 또한 남달랐다. 배우들은 공연 연습 시간을 ‘예배’라고 표현했다. 모임의 시작과 끝은 기도로 채워졌다. 성경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1일 1독을 결심하고 말씀 읽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예수 역을 맡은 배우 유건형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복음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해 계속해서 의미를 곱씹고 기도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씀에 은혜 받고 연습하다 말고 목 놓아 운 적도 있다"며 "다른 공연과는 달리 배우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선교사의 정체성이 함께 요구되는 공연이라는 생각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뮤지컬 에 참여한 배우들(사진제공=광야아트센터)

제작 과정에는 일반 대중들도 무명의 제작자로 동참했다.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을 착안해 시작한 '5000 요한' 프로젝트는 10만 원씩 후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금까지 2,7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모았다.   

다양한 무대 장치와 구성도 '소극장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속도감 있는 극 전개를 위해 링 구조로 된 지름 5m의 회전무대를 특별 제작했고 실제로 움직이는 배 모형을 무대에 올려 성경의 주요 장면들을 생동감있게 구현했다. 예수와 열두제자를 비롯해 20여 명의 캐스트는 쉴 새 없이 등·퇴장을 반복하며 29곡의 뮤지컬 넘버(노래)를 꽉 채워 소화했다. 

김윤중 연출가는 "각 장면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전달하기 위해 리듬과 템포를 다이내믹하게 살리는 데 방향을 두었다"며 "음악뿐만이 아닌 무대적으로도 빠른 전환과 함께 시각적인 효과를 연출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관객 반응도 뜨겁다. '청소년부터 장년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무대를 통해 하나님의 작품을 보았다' '보고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났다' '재미와 은혜, 신학적 요소까지 다 갖춘 하이퀄리티 작품' 등 공연을 본 관객들의 극찬 세례가 잇따르고 있다. 

광야아트센터 윤성인 대표는 "광야아트센터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요한계시록’, ‘더 북’, ‘루카스’ 등의 공연을 멈추지 않고 완주해 왔다"며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개막한 ‘요한복음’은 모처럼의 활기 속 더욱 많은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힘든 시기, ‘요한복음’ 공연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고 각자의 삶에 위로와 은혜가 더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